Page 12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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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열린 것입니다.
           작금에 우리 사회는 그와 같은 대화가 실종되었습니다. 무수한 말이 오
          고 가지만 마음이 소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대립과

          갈등은 오히려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이념, 종교, 세대, 지역, 젠더 등 대

          립과 갈등은 전방위적으로 퍼져 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불안과 고통은
          증폭되고 사회적 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종교의 역할은 이와 같은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

          고, 세상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성균관대학

          교 유교문화연구소장 김도일 교수님께서 ‘유교와 불교의 대화’를 제안해
          주셔서 뜻깊은 행사가 성사되었습니다. 성철 큰스님께서도 뼈대 있는 유
          교 집안에서 태어나서 유학을 공부하셨기에 큰스님의 법문에서는 유불 융

          합의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불교와 유교라는 두 전통은 2천 년에 걸친 세월 동안 치열한 갈등과 대
          립 속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도 사상적 접점을 찾고, 인
          간의 본성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왔음을 깨닫게 되었습니

          다. 얼핏 보면 갈등과 대립만 도드라져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깊이 있는 대

          화도 오고 갔던 것입니다. 선인들이 보여주었던 그런 정신을 되살린다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립과 갈등, 분열과 투쟁이라는 병을 치유하는 데
          양약이 될 지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던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

          연구소장 김도일 교수님도 “서로 비판하고 잘못된 것은 지적하더라도 그
          밑바닥에서는 상호 간에 이해하고 융합하여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멜팅팟
          (melting pot)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서 말하고 싶다.”며 출간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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