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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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엄사 화엄매. 사진: 화엄사.



          붉게 변합니다. 이 게송은 학의 머리가 붉어짐을 통해 얼마나 많은 봄이 광
          음光陰처럼 지나갔던가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큰스님의 법문 한 마디에 출
          가한 이래 굽이치는 가야산 능선으로 밝아오는 봄빛을 몇 번이나 보았으

          며, 봄마다 백련암 산비탈을 붉게 물들이던 철쭉은 또 몇 번이나 보았던가

          하는 회한에 젖어 들었습니다. 해마다 가야산 능선을 타고 오는 봄을 50번
          도 넘게 보았다고 생각하니 지나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그 긴 세월 동안 큰스님의 가르침을 그늘 삼아 오로지 한길로 걸어왔으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를 일입니다.

           산빛에 감도는 봄기운을 보며 회한에 젖어 있는 사이 여기저기서 매화
          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특히 올해는 문화재청에서 화엄사 각황
          전 앞의 홍매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는 뉴스까지 더해져 매화 소식이 풍

          요롭습니다. 봄마다 수많은 매화가 피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는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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