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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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쓰느라고 진을 뺐다고 고충을 토로합니다. 오대산 깊은 골짜기에 켜
켜이 내려앉은 눈을 치우느라 수많은 수좌들이 한겨울에 비지땀을 흘렸나
봅니다.
깊은 산중에 내려앉는 눈발은 번뇌인듯 쌓여 가고, 납자들은 겨우내 그
눈을 치우고 또 치웠을 모습이 선하게 그려집니다. 그렇게 열심히 눈을 치
웠으니 온갖 번뇌는 봄눈 녹듯 사라지고, 그 마음은 성성적적惺惺寂寂해졌
을 것입니다.
『유교와 불교의 대화』 출간 기자간담회
일지 수좌의 인사를 받고 장경각에서 출간
한 『유교와 불교의 대화』 출간 기념 기자간담
회에 참석했습니다. 이 책은 코로나가 한창
이던 지난 2021년 11월 성균관대학교 유교문
화연구소와 성철사상연구원이 공동으로 개
최한 학술세미나의 결과를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한 매우 뜻깊은 성과물입니다.
이 책은 5개의 분야에 걸쳐 한국과 중국
의 학자들이 참여하여 집필한 결과물이 담 사진 5. 『 유교와 불교의 대화』(장경
각, 2024) 표지.
겨 있습니다. 내용도 풍성하고, 주제도 다양하
지만 이 책의 발간 취지는 제목에 나와 있듯이 ‘대화’입니다. 부처님의 가
르침을 담은 경전은 제자들과 둘러앉아 진리에 대해 묻고 답하는 대화를
통해 탄생했습니다. 나아가 간화선 수행의 핵심인 화두 역시 스승과 제자
의 문답을 통해 탄생한 것입니다. 도道에 대해 묻고 답하는 대화를 통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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