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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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상대도를 성취하려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설명하고 거듭 설명
을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본래 대도란 ‘언어의 길이 끊어지
고 마음 갈 곳이 없어진 것[言語道斷 心行處滅]’입니다. 이는 말로 표현할 수
도 없고 마음으로도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말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대도大道가 이와 같
기 때문에 말로 표현하고 마음으로 생각하려 하다가는 대도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통하지 않는 곳 없느니라
[絶言絶慮 無處不通]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 갈 곳이 없어진’ 곳에서는 자연히 대도를 모
를래야 모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말과 생각이 끊어진’ 여기에 집착하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통하지 않아 아주 모르게 됩
니다. 이 ‘말과 생각이 끊긴 것’은 그 자취마저 없는 데서 하는 말임을 잘
알아야 합니다. 이 경지에서는 사통팔달四通八達하여 통하지 않는 곳이 없
습니다. 그러나 ‘말과 생각이 끊어진 곳’에 집착하면 전체가 막히고 맙니
다. 여기서도 근본은 취사심을 버려야 대도를 성취한다는 것입니다.
근본으로 돌아가면 뜻을 얻고 비춤을 따르면 종취를 잃나니
[歸根得旨 隨照失宗]
자기의 근본 자성으로 돌아가면 뜻을 얻어 무상대도를 성취하고, ‘비춤
을 따른다[隨照]’는 것은 자기 생각나는 대로 번뇌망상·업식망정을 자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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