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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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견해에 머물지 말고 삼가 좇아가 찾지 말라[二見不住 愼莫追尋]
두 가지 견해는 즉 양변의 변견을 말합니다. 이 변견만 버리면 모든 견
해도 따라서 쉬게 됩니다. 그러므로 양변에 머물러 선악·시비·증애 등
무엇이든지 변견을 따르면 진여자성은 영원히 모르게 됩니다.
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어지러이 본마음을 잃으리라
[纔有是非 紛然失心]
갓 시비가 생기면 자기 자성을 근본적으로 잃어버린다는 뜻입니다. 앞
에서는 자기의 진여자성을 구하려고 하지 말고 망령된 견해만 쉬면 된다
고 했는데, 그 망령된 견해란 곧 양변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는 그 양변
을 대표하는 시비심是非心, 즉 옳다 그르다 하는 마음을 들어 망견이라는
뜻을 보이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불법佛法이 옳고 세법世法이 그르다든지, 반대로 세법이 옳고
불법이 그르다든지 하는 시비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그것이 큰 병
입니다. 우리가 실제의 진여자성을 바로 깨쳐 무상대도를 성취하려면 이
시비심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망견을 쉬고 양변에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비심은 두 가지 견해를 대표하는 예로 들
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상대법相對法의 전체가 다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입
니다.
- 성철스님의 『신심명 증도가 강설』(장경각, 2001)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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