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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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또 좌복에 앉아 법문을 듣는 나도
멀쩡히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실
재하지 않는다고 하니 믿어지나요?
바로 여기에 화두 참구의 요결이 있습
니다.
물론 나라는 주체가 실재하지도 않
고 눈에 보이는 것이 다 헛것이라고 하
면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할 겁니
다. 이해도 안 되고 답답하지요. 그렇
지만 이것은 법문을 많이 듣는다고 해
서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고 불교 교리
사진 1. 해인사 대적광전 법회를 마치고 나오
를 많이 안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는 성철스님을 시봉하는 원타스님.
것도 아닙니다. 마음이 고요히 가라앉
고 맑아진 상태에서 화두 일념으로 깨쳐야만 합니다.
일체법불생一切法不生
일체법불멸一切法不滅
약능여시해若能如是解
제불상현전諸佛常現前
일체 만법이 나지도 않고
일체 만법이 없어지지도 않나니
만일 이와 같이 알 것 같으면
모든 부처님이 항상 나타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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