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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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가면 근본 대도를 잃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잠깐 사이에 돌이켜 비춰 보면 앞의 공함보다 뛰어남이라
[須臾返照 勝却前空].
잠깐 동안에 돌이켜 비춰 보고 자성을 바로 깨치면 ‘공했느니 공하지 않
느니’ 한 것이 다 소용없는 꿈같은 소리라는 뜻입니다.
앞의 공함이 전변함은 모두 망견 때문이니[前空轉變 皆由妄見]
앞에서의 공함이 이렇게도 변하고 저렇게도 변하는 것은 모두 망령된 견
해[妄見]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18공十八空·20공二十空 등 여
러 가지를 말씀하셨지만, 그것은 중생이 못 알아듣기 때문에 이런저런 말
씀을 하신 것이지, 실제로 뜻이 그곳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허공이 어떻
게 옮겨 변할 수 있겠습니까? 공함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하게 된 것은
중생의 망견妄見 때문이며 진공眞空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시비를 일으키면 본성을 잃나니
참됨을 구하려 하지 말고 오직 망령된 견해만 쉴지니라
[不用求眞 唯須息見]
누구든지 깨치려면 진여본성을 깨치려 하지 말고 망령된 견해만 쉬어 버
리라는 것입니다. 구름이 걷히면 태양이 빛나듯 태양을 따로 찾으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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