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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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강설 테이프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형인 원명스님이 카세트 테이
          프로 정리해 둔 것이 모두 56개나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어보니 내용도 어려운 데다가 경전과 어록의 원문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계신 큰스님의 말씀이 너무 빨라서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

          다. 소납은 상기병을 다스리기 위해 테이프를 녹취하는 작업을 시작하였
          는데 한 시간짜리 카세트 테이프를 듣고 글로 옮기는 데 꼬박 5~6시간이
          걸렸습니다. 녹취 원고를 대강 끝내 놓고 보니 그 내용이 대단하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불교 전반에 대하여 강설을 하셨는데 단순히 개론적인 내용이 아니었습
          니다. 법문의 핵심을 중도사상에 두고 인도의 근본불교(니까야)에서 중관,
          유식 그리고 중국의 천태, 화엄, 법상, 열반 등 교학과 선종사상, 우리나라

          선종사상 연구 및 오늘의 선문禪門이 나아갈 길까지 언급해 두신, 참으로

          방대한 것이었습니다. 그중 선어록에 해당하는 법문들만 우선 정리하여
          『신심명·증도가 강설』과 『돈오입도요문론』을 단행본으로 출간하였습니
          다. 백일법문 가운데 교학적인 부분은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또 수년간 묵

          혀 두었는데, 원영스님이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하면서

          원고 정리를 부탁하여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때 성철 종정 예하께서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나와 같이 부처님
          의 중도사상으로써 선과 교를 하나로 꿰어서 불교를 설명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득의연한 말씀을 자주 하셨던 기억입니다. 돌이켜보면 이 백

          일법문이 정리되어 출판되기까지 거의 3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1992
          년 4월 30일에 『백일법문』은 상·하 2권으로 초판 발행되었습니다.
           그 후 2004년 3월 25일, 다시금 큰스님 강설 테이프를 정리하고 보니

          예전에 녹취한 테이프 외에 누락된 것을 합하니 거의 100여 개나 되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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