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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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서 ‘순첨삼월매위소巡簷三月槑蘤笑, 화표천년학정단華表千年鶴頂丹, 세갑
진춘歲甲辰春 시완우단확지중試腕于丹雘之中’이라는 대구를 섰다. ‘처마 주위
에 핀 삼월 매화는 웃음 짓고, 천년만에 화표주로 날아든 학의 머리는 붉
구나. 갑진년(1904) 봄 단청 중에 쓰다’라는 뜻이다.
하단에는 일각수, 태양, 소나무를 그리고 여백에 ‘송단홀풍일각수松壇忽
登一角獸, 마제균신하물사馬蹄麕身何物似, 지유차간복견知有此間復見 승평일
월升平日月 성세건곤聖世乾坤 세창룡중춘지상완歲蒼龍仲春之上浣’이라고 붓으
로 썼다. ‘소나무 언덕으로 갑자기 외뿔 짐승 오르니, 말발굽에 노루 몸을
한 모습은 어떤 짐승과 닮았나, 이에서 태평세월과 성세聖世의 세상을 다
시 봄을 알겠노라. 갑진년 중춘 상순’이라는 말이다.
당대의 명필 김성근 선생의 현판
연수전의 현판은 1904년에 70세의 김성근 선생이 왕명을 받아 해서로
썼는데, 장중하고 미려하다. 글씨는 경복궁景福宮 건춘문建春文의 현판 글
씨와 같이 흰색 바탕에 녹색으로 칠하였다. 테두리도 만세문과 같이 화려
하게 장식하였다. 김성근 선생은 70세에 기로소에 입소하였다.
사진 5. 김성근 글씨, 연수전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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