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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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 연결된 북원과 남원.

          구나’라는 말인데, 그대가 붓다를 일컫는 것이라면, 생전에는 내가 붓다를
          쫓아 살았는데, 죽고 나니 내가 그림 속의 붓다가 되었다는 뜻인 것 같다.
           약사전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석조여래좌상이 있

          다. 약사여래라고 보기는 어렵다.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고 있는 수

          인手印의 모양으로 보면 석가모니불이다. 석조여래좌상은 불좌대, 불상,
          광배光背를 온전히 갖추고 있으며, 고운사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이다. 여
          래상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있고, 좌대는 아래에는 복련伏蓮 즉 연꽃

          잎을 아래로 엎어놓은 형태이며, 가운데는 팔각의 기둥이 서 있고, 그 위

          에 앙련仰蓮 즉 위로 떠받드는 연꽃잎을 두 겹으로 새겨놓았다. 광배는 화
          려하기 이를 데 없다. 머리와 몸의 광배는 연꽃과 덩굴무늬로 새겼고, 가
          장자리를 타오르는 불꽃 모양으로 새겨놓았다.

           약사전에 봉안되어 있는 석조여래좌상이 약사여래상이 아니고 석가여

          래상인 것을 보면, 혹시 모니전에 있었던 불상일지도 모르고 옛날 인근에
          있는 안동 갈라산의 낙타사에서 가져왔다는 석가여래상이 바로 이 석조여
          래좌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대웅보전은 남원 구역에 위치하고 있는데, 옛날에는 이곳에 석가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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