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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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 건 등의 일이 있으면 소납은 성
                                          철 방장스님의 시자로 올라와 전후
                                          를 보고드리곤 하였습니다.

                                            1987년 6월 3일, 봉은사 회주로

                                          주석하고 계셨던 영암 큰스님께서
                                          열반에 드셨다는 소식을 듣고 해인
                                          사의 도감인 종성스님과 함께 봉은

                                          사로 문상을 왔습니다. 조문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비 준비로 한창
          사진 9.  영암당暎巖堂 임성任性(1907~1987)대종사.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진 : 불교신문.
                                            “종성스님! 영암 회주 큰스님 다

          비 준비가 굉장합니다. 내일이 출상일이라 하니 봉선사 다비장에 먼저 가

          봅시다. 거기에 가면 재주꾼이신 밀운 주지스님에게 뭔가 배울 것이 틀림
          없이 있을 것입니다.”
           종성스님도 쉽게 “그렇게 하자.”라고 하여 봉선사 다비장으로 달려갔습

          니다. 가서 보니 그동안 여러 다비장에서 느꼈던 모든 문제점들이 말끔하

          게 정리된 다비장이 소납을 기다리고 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봉선사는 예로부터 야산 지역이어서 해인사에서 사용하는 통나무를 쓸
          수 없어서 나무가 아닌 짚으로 다비하는 곳으로 유명하였습니다. 다비장

          에 가 보니 화장장의 화구처럼 법구가 들어갈 만큼의 직사각형 헛집을 미

          리 지어 놓고 그 주위에 화장목 대신 ‘새끼 두 타래에 숯 한 포’ 하는 식으
          로 숯과 새끼 타래를 들녘의 볏가리처럼 차곡차곡 둥글게 쌓아 놓아 언제
          든지 거화를 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그동안 다비식에서 거화擧火까지

          2시간 여 동안 참여 대중들이 지루하게 기다려야 했던 그 단점을 밀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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