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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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료되어 인연을 맺게
되었다. 불화의 본격적
인 시작은 서울 조계사
에서 벽화를 그렸던 조
정우(대구무형문화재 제14
호 단청장) 선생을 만나
서이다. 청년 시절 낮에
는 단청을, 밤에는 불화
연습을, 전통 문양 모두
를 섭렵하기 위해 날을
사진 9. 이연욱 불화장.
지새우며 수십 년의 시
간이 그렇게 흘렀다. 그
림 그리는 것만으로 불화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기도를
시작했다.
“붓으로만 그린 그림은 ‘불화’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
보살을 그리는 일은 성화聖畫를 그리는 일이기 때문에 그리는 사람
이 경건하고 신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그림과 기
도 수행을 함께 했어요.”
이연욱 불화장의 하루는 매일 아침 관음기도와 신묘장구대다라니, 108
배로 시작한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하는 매일의 일
상이듯 그는 기도하고 그림 그리는 일이 그의 일상이고 늘상이다. 물론 불
화는 부처님의 말씀을 옮기는 작업이기에 경전 내용을 공부하는 것도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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