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2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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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솥 안에서의 조화는 매우 정묘하고 미묘하고
          섬세하여 말로써는 설명하기 어렵고 무엇과도 비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을 읽는 동안 저는 맛에 대해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갔지만 이 모든

          것이 정성과 사랑에서 온다는 점만은 명확해졌습니다.



            오장육부와 오미



           위는 오장육부의 바다라고 합니다. 위는 사람의 밥통에 해당하고 오장

          은 간장, 비장, 폐장, 신장, 심장을 말합니다. 그리고 육부는 담, 위, 대장,
          소장, 삼초, 방광을 말합니다. 그렇게 위는 오장과 육부의 바다라고 말합
          니다. 다시 말해서 음식이 위에 들어가면 오장과 육부가 받아 내기 시작합

          니다. 다섯 가지 맛을 구분하여 각각 오장과 육부로 전달됩니다. 맛이 신

          것은 간으로 가고, 맛이 쓴 것은 심장으로 가고, 맛이 단 것은 비장으로 가
          며, 맛이 매운 것은 폐장으로 가고, 맛이 짠 것은 신장으로 간다고 합니다.
           오곡도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하는데 멥쌀은 단맛이고, 참깨는 신맛이

          며, 콩은 짠맛이고, 보리는 쓴맛이고, 기장은 매운맛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과일과 육류, 채소도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하였는데요. 대추는 단맛
          이고, 오얏은 신맛이며, 밤은 짠맛, 살구는 쓴맛, 복숭아는 매운맛이라 하
          였습니다.

           육류의 소고기는 단맛, 개고기는 신맛, 돼지고기는 짠맛, 양고기는 쓴맛

          이고 닭고기는 매운맛이라고 합니다. 채소의 아욱은 단맛이고, 부추는 신
          맛, 콩잎은 짠맛, 염교는 쓴맛이고, 파는 매운맛이라 하였습니다. 이와 더
          불어 색깔에도 맛이 있으니 황색은 단맛, 청색은 신맛, 흑색은 짠맛이고 적

          색은 쓴맛이요, 백색은 매운맛이라 하였습니다. 오곡과 오과, 오축, 오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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