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0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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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끝내고 경을 읊는 것, 그리고 밀교사상 의례의 도입을 위한 규정의 개
정이었다.(『삼조행업기의개전三祖行業記義介傳』).
그는 도겐이 일반 민중을 위한 방편으로 행했던 용신龍神이나 관음보살
에 대한 기도만이 아니라 16선신을 향한 기도도 도입했다. 그런데 도겐은
『정법안장수문기』에서 “지금의 사람들은 많은 불상을 만들고 탑을 쌓는 일
을 불법 흥륭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또한 잘못된 것이다. (중략) 초암이나 나
무 아래에서라도 법문 일구를 사량하고 한때의 좌선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불법 흥륭이다.”라고 설한다.
또한 그는 수행에 들어가서는 분향, 예배, 염불, 참회, 간경을 하지 않
고, 오직 타좌打坐하여 심신탈락을 얻도록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순수한 도겐선을 지키기 위해 에조의
제자들인 자쿠엔寂圓, 젠에詮慧는 영평
사를 나와 각각 보경사寶慶寺와 영흥
사永興寺를 창건하고 그곳에서 활동하
며 제자들을 길러냈다.
영평사 4대 주지가 된 기엔은 전자에
속한 인물이었다. 그도 또한 달마종의
에칸 문하에 출가했다. 도겐의 사후 에
조에게 사사했다. 기카이에게 반대한
세력의 추대에 의해 4대 주지가 되었
다. 그러나 하타 노시 등의 사찰 외호자
들로부터는 멀어졌다. 대중의 지지도
받지 못하여 결국 보은사報恩寺에 은거
사진 5. 기엔義演의 초상. 제호사醍醐寺 소장.
하게 되었다. 이후 영평사는 무주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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