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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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拈花示衆이나 꽃을 드니 미소를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花微笑라는 고
사성어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말 없는 가르침’으로서의
선이 시작되어 계속 내려오다가 제28
대조 보디다르마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인도 남쪽 어느 왕국의 셋째 왕
자였는데, 중국으로 가라는 자기 스
승의 명을 받들고 중국을 향해 동쪽
으로 왔습니다. 여기서 유명한 ‘달마
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如何是祖師西
사진 2. 대중에게 연꽃을 들어 보이는 석가모
니 부처님. 공주 마곡사 석가모니불 來意]’이라는 화두가 생겼습니다.
괘불탱.
중국에 온 달마대사는 지금의 남경
에서 양나라 무제武帝를 만났습니다.
양무제는 불교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임금이었습니다. 그는 자기의 공로를
자랑삼아 달마대사에게 물었습니다.
“짐은 왕위에 오른 후 절도 많이 짓
고, 불상도 많이 세우고, 불경도 많이
필사하고, 스님들도 많이 도왔는데,
이런 일에 어떤 공덕이 있겠소?”
달마대사는 ‘무공덕’이라는 한마
디 말로 그의 말을 일축하고 말았습
사진 3. 김명국의 달마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니다. 양무제는 놀라면서 왜 그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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