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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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띠아 사원에서의 시절인연
요즘 필자가 자주 순유巡遊하고 다니는 강첸중가 기슭에는 이 『바르
도 퇴돌』과 관련된 매우 흥미로운 곳이 있기에 오늘 발길을 옮겨보기로
한다. 바로 ‘부띠아 부스티(Bhutia Busty G.)’ 사원이다.
여기서 ‘부띠아’는 지명이고 정식 사원의 명칭은 ‘까르마 도르제 촐링
(Karma Dorje Chyoling)’으로 옛 시킴 왕국 말기 때 세워진 조그만 까규 홍
모파에 속한 곰빠이다. 인도 동북부 다르질링의 중심지 실리구리(Siliguri)
의 중앙광장에서 찬드라 다스(CR Das Road) 길을 따라 약 1km쯤 내려가다
가 왼쪽 비탈길로 올라가면 되는데, 약도에는 사원의 위치가 대부분 찍
혀 있지만 위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갔다가는 헛걸음하기 쉬운
곳이다.
이 자그만 곰빠에서 세계철학사
상사의 한 획을 긋는 『바르도 퇴돌』
이란 고문서가 시절인연에 따라 사
바세계에 출현하게 되었다. 굳이
순서를 따져 보자면 두 번째 출현
이었다. 물론 첫 번째는 구루 린뽀
체의 신비한 비법을 전수받아 14세
기에 태어난 ‘릭진 까르마 그링빠
(Rigshdzin Karma Glingpa)’에 의한 발
굴을 말한다. 그는 그 후 출현한
사진 5. 『바르도 퇴돌』의 영역자 라마카지 다 수많은 ‘테르텐(Terthön, 堀藏師)’의 원
와삼둡(왼쪽)과 편집자 에반츠 웬츠
(오른쪽). 1919년 시킴 갱톡Gangtok. 조격 인물로 북방 티베트 세르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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