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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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와 선禪, 선과 시 40
꾀꼬리 울어 쌓지만
나는 그냥 잠자네
서종택_ 시인
골목길에서 오랜만에 분꽃을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난 것
처럼 반갑습니다. 옛날에는 집 안은 물론 골목길이나 조그만 빈터만 있
으면 어디서나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기가 쉽지 않은 꽃입니다. 분꽃
은 특이하게도 오후에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시드는 꽃입니다.
분꽃
꽃자루가 길쭉해서 나팔꽃처럼
생겼습니다. 여자아이들은 분꽃을
따서 귀 뒤에 꽂고 다니기도 했습
니다. 꽃대롱을 빨면 약간 단맛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맡아보면 은은한 향이 있지만, 기
억 속에 향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사진 1. 여러 가지 생각이 일어나는 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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