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8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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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뜻이 매우 좋아서
                  남이 욕할 때도 괴로움이 없고
                  말 없이 시비를 말하지 않나니
                  열반과 생사가 같은 길이로다.
                  내 집의 근본 종지를 사무쳐 알아
                  본래로 푸르고 검은 분별이 없나니
                  일체 망상의 분별은
                  세상 사람이 밝게 알지 못함임을 알지니라.

                  말세의 범부에게 이르노니
                  마음 가운데 우거진 풀을 없애 버려라.
                  내 지금 뜻이 크게 넓어서
                  말하지 않고 일 없어 마음이 편안하나니
                  종용하여 자재해탈이라
                  동서 어디를 가나 쉬워 어렵지 않도다.
                  종일토록 말 없이 적막하여
                  생각생각에 이치를 향해 생각하나니
                  자연히 소요하여 도를 보아

                  생사와 결정코 상관치 않는도다.
                  내 지금 뜻이 몹시 기특하여
                  세상의 침해와 속임에 향하지 않음이라
                  영화는 모두 헛된 속임수이니
                  헤진 옷 거친 음식으로 굶주림을 채우는도다.
                  길에서 세상 사람을 만나 말하기를 게을리하니
                  세상 사람들은 모두 나를 바보라 하네.
                  겉으로는 질린 듯 암둔해 보이나
                  마음 가운데는 밝기가 유리 같아서
                  라후라의 밀행에 묵묵히 계합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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