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9 - 선림고경총서 - 03 - 동어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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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語西話 續集 上 149


            그러다가 더러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망과 탄식이 마구 일어나
            며,남이 부지런히 정진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귀를 막고 물러

            나 움츠려 버린다.천하에 어찌 노력하지 않고 거두며 심지 않
            고 수확하는 것이 있겠는가?생각해 보니,선배들은 대근기를
            갖추었으면서도 깨치지 못하거나 사무치지 못한 날에는 밥 짓고

            절구질하며,일상생활 속에서 자기를 숨기고 아무리 천한 일일
            지라도 감히 꺼려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우리들은 도대체 어

            떤 존재이기에 감히 방종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려 하지 않는
            가!
               옛날 관자(管子)는 제(齊)나라 임금에게 이르기를,“임금의 몸

            으로서 편안하기를 바라는 것은 짐독(鴆毒)을 가까이하는 격입
            니다.그것을 절대로 그리워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했다.나라의

            임금이 되면 부귀와 편안함을 가까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런데 더구나 수행하는 우리들은 생
            사대사를 뼈아프게 여겨 출가하여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었다.

            그러니 머리에 붙은 불을 끄는 것처럼 화급히 하더라도 오히려
            시간이 없을 텐데,편안함에 안주해서야 되겠는가!게다가 관자
            가 말한 짐독은 그 피해가 한 생의 몸뚱이를 해치는 데 지나지

            않지만,우리 선문(禪門)에서 말하는 짐독은 만겁의 혜명(慧命)
            을 해친다.그러니 그 해로움은 서로 비교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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