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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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치문숭행록
할 생각을 낸 적이 없었다.
찬탄하노라.
법을 강론하면서
돈을 보내도 자기가 갖지 않으니
이것이 바로 법시(法施)로다.
아!어찌하면 사람 사람이
법보시를 스님처럼 할 수 있을까!
3.벌래 울고 티끌 쌓이다[蟲鳴塵積]
양(梁)대 도초(道超:467~502)스님은 영기사(靈基寺)민법사
를 따라 수학하였다.스님은 방에 홀로 살면서 손님은 물론 도반
까지도 물리쳤다.청소를 하지 않아서 티끌은 방안에 가득하고
귀뚜라미는 벽에서 울었다.
중서랑(中書郞)장솔(張率)이 찾아와 말하기를,
“벌레 우는 소리는 귀가 따갑고 먼지는 쌓여 무릎이 묻힐 지
경입니다.어찌 이것을 마주하고도 마음에 거슬림이 없습니까?”
하니,스님이 답하였다.
“때로 벌레 우는 소리를 들으면 피리소리를 듣는 듯하고 티끌
이 바람 따라 날아와도 아직 청소할 겨를이 없었소.다만 그대의
마음을 거슬리게 하였다니 부끄러울 뿐이오.”
이에 장솔이 크게 탄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