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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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청정하고 소박한 행[淸素之行] 27


                4.좌계에 은둔하다[左溪遁跡]

                당(唐)대 현랑(玄朗:674~754)스님은 부대사(傅大士)의 6대

             법손이다.항상 두타(頭陀)행 닦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으며,언제
             나 시냇가 굴속에 살았으므로 좌계존자(左溪尊者)라고 불렸다.

             한 간 굴에서 편안히 살면서 그곳을 스스로는 넓은 법계라 여겼
             으며,법복 한 벌로 40여 년을 입었고 좌복 하나를 평생토록 바
             꾸지 않았다.경전을 볼 때가 아니면 초 한 자루도 가벼이 켜지

             않았으며,부처님께 예불하지 않을 때면 한 걸음도 망령되게 걷
             지 않았다.발우를 씻으면 뭇 원숭이들이 다투면서 발우를 받들

             었고,경을 소리내어 읽으면 뭇 새들이 날아와 그 소리를 들었다.
                자사(刺史)왕정용(王正容)이 누차 성에 들어오시기를 청하였
             으나 스님은 끝까지 병을 핑계하면서 사양하였다.

                찬탄하노라.

                요즈음 사람들은 영가스님의 답장만 읽고서

                현랑스님을 멸시하여 치우친 태도라 몰아붙이니,
                그 답장이 집착을 떨어 주려는
                일시적인 비판임을 알지 못한 소치이다.

                좌계존자가 남긴 모범은
                참으로 납자들의 당면 문제니
                눈 밝은 이는 살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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