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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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치문숭행록
다.다음에는 악한 귀신이 침을 뱉고 욕을 하더니,마침내는 두
스님의 발자취까지 쓸어 버렸다.그 까닭을 물었더니 이렇게 대
답하였다.
“두 스님이 처음에는 불법(佛法)을 의논하더니 다음에는 오랜
만에 만난 안부를 물었으며,끝으로 세속적인 살림살이에 대해
얘기했기 때문입니다.”
안스님은 이로부터 종신토록 세상일에 대해서 언급을 하지 않
았다.
찬탄하노라.
옛사람은 생사를 위해 행각하였다.
스승과 도반을 만나기만 하면
쉬지 않고 힘써 이 일을 의논하였다.
어느 겨를에 다른 것을 논의하였겠는가?
요즈음 사람들은 종일토록 잡담만 하니
위 두 스님 정도도 만나 보기 힘들다.
귀신이 곁에 있다면 또 어떻게 해야 하리오.
아아!두렵구나.
총 평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6화(六和)*를 출가자[僧]라 하며,그들은 인욕을 닦으므로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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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六和):승(僧)이란 화합을 뜻하니 여섯 가지 행동을 같이함으로써 성
취한다.이를 6화경(六和敬)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