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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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치문숭행록


             였다.뒤에 나라의 명으로 홍제사(弘濟寺)에 머물렀는데,그때 증
             과사(證果寺)비구니 하나가 대궐에 드나들면서 비구 절을 빼앗

             아 자기 암자로 만들어 버렸다.혜만스님은 대중이 모인 자리에
             서 그 비구니를 쫓아냈다.그러자 비구니는 동궁(東宮:왕자궁)
             에 호소하였고,끝내 첨사(詹事)두정륜(杜正倫)등이 파견되어

             쫓아낸 일을 해명하라 하였다.혜만스님이 법도를 고집하며 따르
             지 않자 대중들은 화가 미칠까 두려워하여 드디어는 억지로 해

             명하였다.스님은 탄식하며 불쾌한 나날을 보냈다.뒤에 그 비구
             니가 스님께 와서 사과하였으나 끝내 쳐다보지도 않았다.



                8.선서(仙書)를 받지 않다[不受仙書]


                당(唐)대 법상(法常)스님은 양양(襄陽)사람으로 성품이 강직하
             고 영민하며,납의(衲衣)와 바랑과 발우만으로 살았으며,아침공

             양만을 하였다.
                정원(貞元)연간에 천태산에서 매산(梅山)으로 갔는데,매산은
             매복(梅福)이 옛날에 은거했던 곳으로,스님은 그곳에 거처를 잡

             았다.
                하루는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범상한 사람이 아니다.이 돌창고 속에는 성스런 책
             이 있으니 그것을 받는 사람은 세상의 주인이 되거나 제왕(帝王)
             의 스승이 될 것이다.”

                법상스님이 말하였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옛날 승조(僧稠)스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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