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선림고경총서 - 04 - 치문숭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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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스승을 존중하는 행[尊師之行] 53
찬탄하노라.
도안스님은 나라의 보물이시다.
농사일에 버려 두어도 복종하고 부지런히 하며 원망함이 없었다.
요즈음 제자들은 한치 잘난 것을 자랑하면서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대하면 곧 가 버린다.
하물며 밭일이겠는가?
더욱이 그 일을 오래 하겠는가?
내 어찌 몇 번이고 찬탄하지 않으리오.
2.회초리를 받고 자신을 책망하다[受杖自責]
진(晋)의 법우(法遇)스님은 도안(道安)법사를 스승으로 섬기다
가 그 후 강릉 장사사(長沙寺)에 머물렀다.여러 경전을 강설하
였는데 배우는 사람들이 4백여 명이나 되었다.그때 한 스님이
술을 마신 것을 알고 법우스님이 벌을 주었으나 쫓아내지는 않
았다.도안법사가 그 일을 멀리서 듣고서는 대나무통에 한 개의
가시 회초리를 넣고서 봉함하여 법우스님에게 보냈다.스님이 봉
함한 것을 여니 가시 회초리가 보이자 말하기를,
“이것은 술을 마신 중 때문이다.내가 가르치고 거느리기를
게을리하여서 멀리서 근심해 주시는 은혜를 입었다.”
하고 곧 북을 울려 대중들을 모이게 하여,나무통을 앞에 놓고
향을 사르고 멀리 도안스님에게 예배를 드렸다.그리고는 땅에
엎드려 유나(維那:齌나 儀式을 지휘하는 스님)에게 가시 회초리
로 세 번 때릴 것을 명령하고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책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