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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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참선경어
공안을 참구하는 납자를 위한 글
1.물빛소[水牯牛]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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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까지 닿도록 물결을 일으켜도
가산을 모조리 탕진하기 알맞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귀머거리라
붉은 심장 속에 따끔한 몽둥이질 가해서
입가에 흰 거품 생겨나게 한다면
불법과 티끌세상 함께 평탄하리라
바른 생각에는 바늘끝도 칼날도 들어갈 틈 없고
철면피 낯가죽엔 인정이란 없다네
예가 아니면 경거망동을 하지 말며
*원래 제목은 ‘동암사 달공스님에게 주는 글[示董巖達空禪者]’이다.
*물빛소[水牯牛]공안:위산(潙山靈祐)스님이 말하였다.“내가 죽은 뒤에 산밑
에 가서 물빛소가 되어 왼쪽 겨드랑 밑에다 ‘위산의 중 아무개’라고 쓰겠다.
이때 위산이라 하면 물빛소를 어찌하며 물빛소라 하면 위산은 무어라 해야
하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