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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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참선경어
에 있다 하더라도 돌아볼 정신이 없다.참선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여서 오직 열심히 이 도리를 밝히기만 하면 될 뿐이다.그렇게 되
면 8경(八境:마음을 흔들어 놓는 利․衰․毁․譽․稱․譏․苦
․樂의 경계)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해도 신경 쓸 틈이 없을 것이
다.여기서 조금만 다른 생각을 해도 쥐는커녕 고양이마저도 달아
나고 마는 것이다.
10.하루에 공부를 다 마치듯 하라
참선할 때는 날마다 하루 할 공부를 다 마쳐야 한다.미루고 질
질 끌면 백겁천생(百劫千生)토록 끝내 공부를 다 마칠 날이 없을
것이다.
언젠가 나는 향 한 개비를 꽂아 놓고 그것이 다 타는 것을 보고
나니,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부가 늘 그저 그러하여 나아진 것도 퇴보한 것도 없다.이런
식으로 가면 하루에 몇 개비의 향이 타겠으며 1년이면 얼마만큼의
향이 타겠는가?”
그러고는 다시 생각해 보았다.
“시간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가 버리고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
지 않는데 생사문제를 아직 밝히지 못했으니 어느 날에나 공부를
마치고 깨닫게 될 것인가?”
이런 통탄으로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