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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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처음 발심한 납자가 알아야 할 공부 59
로 관(觀)하여 담벼락처럼 아무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데,이런 사
람도 ‘바른 생각을 잃은 납자’라고 부른다.현사(玄沙:835~908)
스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음을 단단히 굳혀 단속하고 모든 현상[事]을 공(空)으로 귀착
시키려 하면 이런 사람은 ‘단견[空無]에 떨어져 죽어서 구천에 머
무르지도 않으며 다시 환생하지도 않는 혼’이 되고 만다.”
이상은 모두 바른 생각을 잃은 데서 오는 병통이다.
50.바른 생각으로 간절하게 참구하라
참선할 때 의심이 일어났거든 이제는 그것을 깨부숴야 한다.그
의심이 깨어지지 않았을 때라면 바른 생각을 굳건히 하고 용맹심
을 내어 간절,또 간절하게 참구해야만 비로소 제대로 되어 간다
하겠다.
경산 대혜(徑山大慧:1088~1163)스님께서도 다음과 같이 말씀
하셨다.
“대장부가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을 결판내려 한다면 모든 세
상일을 돌보지 않고 조급한 마음으로 꼿꼿하게 앉아서 남 생각에
끌려가지 말고 평소부터 품어 오던 자기 의심을 붙들고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평상시에 마치 만백 냥을 빚져서 빚쟁이에게 쫓기는
상황에서,갚아 줄 돈 한 푼 없고 사람들에게 창피를 당할까봐 도
망가듯 해야 한다.그리하여 급할 것도 바쁠 것도 없는 데서 다급
해지고,큰일날 것도 없는 데서 무슨 일이나 난 듯 참구해 나가야
만 비로소 이 생사문제를 해결해 나갈 자격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