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P. 64
64 참선경어
가 없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말을 하지 않는다 함은 마음을 번거롭게 쓰지 않는다는 뜻이니,
가사를 입고 생사문제의 큰 도리를 참구하지 않는 납자는 위와 같
은 경계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다.
5.화두를 설명하는 일은 알음알이다
천태 덕소(天台德韶:891~972)국사(國師)께서 말씀하셨다.
“설사 폭포처럼 유창하게 대답과 설명을 쏟아놓는다 하더라도
이것은 단지 전도된 알음알이일 뿐이다.만일 그런 것만을 중요하
게 생각한다면 참선하는 일이 무엇이 어렵다고 하겠는가?이러한
사람은 다른 납자에게 무익할 뿐 아니라 자기의 잘못을 남에게 거
듭 팔아먹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지금 사람들은 겉핥기식으로만 공부하여 보통때에 법을 묻고
답하고 하면서 불법(佛法)을 얘깃거리로나 여기고 있으니,이런 태
도는 공부에 무익할 뿐 아니라 많은 허물을 이룬다.지금 세상에
는 쓸모 없는 말들을 마음대로 지껄이고는 그것을 선(禪)도리라
우겨대고 있으니,앞서 소개한 국사의 말씀에 비추어 보면 낯이
두꺼운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