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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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지 못하게 하고 의정을 일으킬 수도 없게 한다.그러므로 ‘알음
알이’라는 네 글자는 바른 믿음과 바른 수행을 장애하고 아울러
도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가로막는다.그러므로 납자들은 그것을
마치 태어났을 때부터의 원수 집안처럼 대해야 한다.
46.화두를 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화두를 들 때에는 화두 표면상에 나타난 의미를 글자 그대로 받
아들여서는 안 된다.만약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런 납자를 이른바
‘얼굴만 멀쩡한 바보’라고 하니,마음을 참구하는 일과는 아무 상
관도 없다.오직 모름지기 의정을 일으키고 철저하게 아무 곳도
고개 끄덕일 곳이 없게끔 해야 한다.또 아무 데도 고개 끄덕일
곳 없는 사람도 공중누각(空中樓閣)이 이리저리로 다 뚫린 것처럼
걸림이 없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도적을 자식으로 알고 하인을
신랑인 줄로 착각하는 꼴이 된다.옛 큰스님께서도 “당나귀 안장
자루를 아버지 턱뼈라고 부르지 말라”하셨으니 바로 이 뜻이다.
47.남의 설명을 기대하지 말라
참선할 때에는 남이 다 설명해 주기를 바라서는 안 된다.만약
남이 설명해 준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사람의 도이므로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서울 가는 길을 묻는데 오직 길만 가
르쳐 달라고 해야지 거기다가 서울 소식을 물어서는 안 되는 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