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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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처음 발심한 납자가 알아야 할 공부 55
야 한다.만약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바로 도(道)라는 생각에 빠지
면 일생 동안 그저 ‘아무 일 없는 놈’일 뿐이다.그렇게 되면 가사
(袈裟)속의 생사대사는 끝내 깨닫지 못할 것이다.이는 마치 잃어
버린 물건을 찾음과 같아서 확실하게 찾았으면 비로소 일이 끝나
지만,확실히 찾지도 못한 채 무사안일에 몸을 맡겨 찾아보려는
의지조차 없다면 설사 잃은 물건이 나타나더라도 빤히 보면서도
지나쳐 버리게 되니,이것은 그에게 찾으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
다.
44.단번에 깨치려고 하지 말라
참선할 때에는 번갯불 부싯돌[電光石火]처럼 반짝하는 사이에
깨치겠다는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비록 빛이 문앞에 번득거릴
때 반짝하고 보이는 것이 있었든 없었든 간에 거기서 무엇을 건져
낼 수 있단 말인가?요는 착실히 실천해 가면서 직접 자기 눈으로
한번 확인해야만 비로소 제대로 되었다 할 것이다.
만약 진득하게 하여 뜻대로 되어 간다면 맑은 하늘 밝은 해 아
래 잃었던 부모를 만난 듯하리니,세상에 이보다 즐거운 일은 없
을 것이다.
45.사유와 판단을 주의하라
화두를 들 때에는 의식 속에서 알음알이를 내어서는 안 된다.
따져 보고[思惟]판단하는[卜度]등의 일은 공부를 조금도 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