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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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옛 큰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평하는 글 69
내던지고 기와조각을 줍는 사람’이다.진실되게 참구하려 하지 않
고 구두삼매(口頭三昧)를 마음대로 하니 마치 향엄 지한(香嚴智閑)
스님이 하나를 물어보면 열을 대답하고 열을 물으면 백을 대답한
일과 같다.이렇듯 총명하면 불법에 통달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
겠는가마는 직접 보아낸 경지가 없었으니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소식’에 대해서는 어찌 해보지 못하였다.자,말재주를 배우는 무
리들은 한번 말해 보아라!그렇게 공부하여 과연 어떤 일들을 건
지려 하는가?
12.진실되게 참구하라
본선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참구를 하려거든 모름지기 진실되게 참구해야 비로소 깨달음
을 얻게 된다.길을 갈 때에는 길 가는 대로 참구하고,서 있을 때
는 서 있는 대로 참구해야 한다.앉거나 잠잘 때,또는 대화하거나
묵언하며 다른 어떤 일들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이미 이러저러한
모든 때에 참구하게 되거든,이제는 자신에게 물어보아라!지금 참
구하고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이며,또한 참구하고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를.여기까지 되었으면 모름지기 스스로 명백하게 보는
바가 있어서 비로소 깨달음의 경지를 얻게 된다.만약 이렇게 하
지 않으면 ‘작심삼일의 무리’라고 부르니,깨닫겠다는 뜻이 원래
없었던 사람들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