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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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선림보훈 중



                 6.
               원오스님이 경원 포대(景元布袋)스님에게 말하였다.

               “일반적으로 장로라는 직책을 맡아 부처님의 교화를 돕고 선양
            하려는 자라면 항상 남을 이롭게 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이

            를 실천하면서도 뽐내는 마음이 없다면 미치는 범위가 넓고 구제
            되는 대상이 많아진다.그러나 한 번이라도 자기를 뽐내고 능력을
            과시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요행을 바라는 생각과 어질지 못한 마

            음이 생겨난다.”                                 쌍림석각(雙林石刻)


                 7.

               원오스님이 묘희(妙喜:1088~1163)스님에게 말하였다.
               “모든 행동거지에 마무리와 시초를 조심해야 한다.그러므로
            시작에서 잘한 사람은 반드시 마무리도 훌륭하게 하니,마무리 단
            계도 시작할 때처럼 조심하면 잘못되는 일이 없다.

               옛사람은 ‘애석하다.저고리를 만들다 말고 치마를 짓기 시작
            하니 백 리 길이 구십 리에서 반이 되어 버렸구나’라고 하였는데,

            이는 시작만 있고 마무리가 없음을 탄식한 말이다.그러므로 시
            경(詩經)에서도 ‘어디에든 처음이야 다 있지만 마무리까지 잘 해
            내는 경우는 드물구나[靡不有初 鮮克有終]’하고 노래했던 것이다.

               지난날 회당(晦堂)스님은 ‘황벽(黃檗)과 유승(惟勝)스님도 대단
            한 납자였으나 단지 만년(晩年)에 잘못되었을 뿐이다’하였으니

            그 처음이 잘된 것만 보고는 훌륭하다 할 수 없다.”
                                                      운문암집(雲門庵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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