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3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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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당 도진스님 163
7.
산당스님이 야암(野庵)스님에게 말하였다.
“주지는 마음을 공정하게 가져야 한다.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
서,반드시 자기에서 나와야만 옳고 다른 사람은 잘못이라고 여기
지만 않는다면,사랑과 증오의 차별된 감정이 마음에서 생기지 않
고,거칠고 오만하며 삿되고 치우친 기색은 들어갈 곳이 없다.”
환암집(幻庵集)
8.
이상로(李商老)는 이렇게 말하였다.
“묘희 종고(妙喜宗杲:1089~1163)스님은 도량이 넓고 누구보
다도 절의(節義)가 굳으며 배우기를 좋아하여 게을리하지 않았다.
노부(老夫)스님과 함께 보봉(寶峯)스님을 사오 년 가까이 모셨는데,
열흘만 보지 못해도 반드시 사람을 보내 문안을 드렸다.우리집
식구가 온통 종기를 앓자 스님은 집을 찾아와 몸소 약을 달여 주
며 자식이 어버이를 섬기듯 예의를 다하였다.
되돌아왔을 때 수좌 도원(道元)스님이 그 일을 나무라자 그저
‘예예’하면서 꾸지람을 달게 받아들였다.식견 있는 자들은 여기
서 스님이 큰그릇이라는 것을 알았다.”
담당스님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종고시자(宗杲侍者:묘희)는 전에도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인데,
내 안타깝게도 알아보지 못하였구나.”
담당스님이 죽자,묘희스님은 발에 못이 박히도록 천리 길을
달려가 저궁(渚宮)의 무진거사(無盡居士)를 방문하고 탑명(塔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