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0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P. 220

220 선림보훈 하



                 10.
               껍데기만 받아들이는 말세 학인들은 남의 이론이나 들을 뿐,

            자기 체험을 중시하지 않아서 결국 오묘한 도를 찾지 못한다.그
            러므로 ‘산은 높은 것을 싫어하지 않으므로 그 가운데는 무거운

            바위가 있고 푸른 숲에 싸여 있으며,바다는 깊은 것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안으로는 사해의 큰 물과 깊은 소용돌이가 있다’는
            말이 있게 된 것이다.

               대도를 탐구하는 요점은 높고 깊은 것을 궁구하는 데 있다.그
            런 뒤에야 그윽하고 은미한 곳까지 밝히고 현상의 변화에 무궁하
            게 응할 수 있다.                                여근노서(與覲老書)



                 11.
               졸암스님이 우시랑(尤侍郞)에게 말하였다.
               “성현의 뜻이 그 속은 느슨한 듯하나 이치는 분명하고,겉은

            여유롭지만 일은 드러납니다.그러므로 일을 주관함에 있어서는
            빨리 이루어짐을 바라지 않고 꾸준함을 인정하며,반드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대수로 여기지 않고 여유를 갖고서 살피는 태도
            를 높이 삽니다.
               이로써 성인의 뜻을 펼쳐 가기 때문에 만세에 뻗치도록 계속

            되며 과실이 없는 것입니다.”                              환암집(幻庵集)


                 12.

               시랑 우공(尤公)은 말하였다.
               “조사 이전에는 주지라는 직책이 없었으나 그 뒤 세상에 응하
   215   216   217   218   219   220   221   222   223   224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