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3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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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암 사체스님 233
본분에서 나오사 중생을 깨우시나
우러러보면서도 소경 같은 중생들
장안의 달빛은 고금에 여전한데
뉘라서 더듬더듬 소경 행세하겠는가
不依本分惱亂衆生 瞻之仰之有眼如盲
長安風月貫今昔 那個男兒摸壁行
이 찬(贊)을 듣고,할당스님이 깜짝 놀라며 기쁜 마음으로 이렇
게 말하였다.
“차암(此庵)스님에게 이런 납자가 있는 줄 몰랐다.”
그리고는 즉시 두루 찾다가 그를 강심(江心)*에서 만나고는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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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많은 사람 가운데서 제일 윗자리에 앉기를 청하였다.
3.
혹암스님이 건도(乾道)초년에 호구산(虎丘山)할당스님을 날듯
이 방문하였다.고소(姑蘇)지방의 4부대중이 그의 고상한 풍모를
소문으로 듣고 즉시 군으로 나아가 추천하며 성안의 각보사(覺報
寺)에 머무르게 해주도록 청하였다.
혹암스님은 이 소문을 듣더니 말하였다.
“스승 차암(此庵)께서 나에게 유언하시기를 뒷날 노수(老壽)를
만나면 머무르라 하셨는데 지금은 마치 부절(符節)이 들어맞듯 하
구나.”
드디어 기쁜 마음으로 명에 응하였다.이는 각보사의 옛 명칭
*강심(江心)의 초산사(焦山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