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6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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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선림보훈 하
실행되지 않는 것을 근심했을지언정 총림에서 제 소임을 잃을까
걱정하진 않았다.그러므로 “총림의 보존은 납자에게 있고,납자
의 보존은 도덕에 달렸다”고 말했던 것이니,주지가 도덕이 없다
면 총림이 폐지되리라. 견간당서(見簡堂書)
8.
선지식의 요점은 훌륭한 사람을 알아보는 데 있으며 스스로가
잘났다고 여기는 데 있지 않다.그러므로 훌륭한 사람을 해치는
자는 어리석고,가려 버리는 자는 어둡고,질투하는 자는 자신의
견해가 짧아진다.한 몸의 영화를 얻는 것이 한 세대의 명성을 얻
느니만 못하고,한 세대의 명성을 얻는 것이 훌륭한 납자 하나를
얻어 후학에게 스승이 있고 총림에 주인이 있게 하느니만 못하다.
여원극서(與圓極書)
9.
혹암스님이 초산(焦山)으로 옮긴 지 3년 되던 해,그러니까 순
희(淳熙)6년(1179)8월 4일의 일이었다.먼저 작은 병을 보이시더
니 즉시 손수 쓴 편지와 벼루 한 개를 군수시랑(郡守侍郞)증공(曾
公)에게 보내 이별을 하였다.그리고는 한밤중에 천화(遷化)하자
증공은 게송으로 그를 애도하였다.
짚신 한 짝 메고 훨훨 서풍(西風)을 좇더니
혼연하여 일물(一物)도 포대 속에 없었네
벼루를 남겨 사용하라 하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