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5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P. 235

혹암 사체스님 235



            맞추는구나.그들 여우 떼들을 내 혼내 주어야겠다.”
               혹암스님은 이 말을 듣더니 게송으로 답변하였다.



                 산간 오랑캐 멋대로 하는 짓 미워할 순 있어도
                 대중 거느리고 바로잡는 건 아직 없던 일인 듯하네
                 격식을 초월하여 빗자루 거꾸로 들고
                 눈먼 선에 박자 맞춰 여우같은 스님 치료하네.

                 山蠻杜拗得能憎 領衆匡徒似不曾
                 越格倒拈苕帚柄 拍盲禪治野狐僧


               할당스님은 보더니 웃을 뿐이었다.                             기문(記聞)



                 6.
               혹암스님이 시랑(侍郞)증체(曾逮)에게 말하였다.

               “도를 배우는 요점은 저울이 물건을 달듯 평형을 유지해야 하
            니 편중되어서는 안 됩니다.전후로 미루거나 가까이하는 것도 치
            우치기에는 매한가지니 이를 알면 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견증공서(見曾公書)


                 7.
               도덕은 총림의 근본이며 납자는 도덕의 근본이니 주지가 납자

            를 싫어하며 버리는 것은 도덕을 망각한 것이다.도덕을 잊고 나
            면 무엇으로 교화를 닦아 총림을 정돈하고 후학을 끌어 주겠는가.
               옛사람은 근본을 체득함으로써 지말을 바로잡았으니,도덕이
   230   231   232   233   234   235   236   237   238   239   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