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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을 다스려 밖을 대하다
할당 혜원(瞎堂慧遠)스님
74)
1.
할당 혜원(瞎堂慧遠)스님이 혹암스님에게 말하였다.
“사람의 그릇은 원래부터 크고 작음이 있어 실로 교육으로만은
되지 않는다.그러므로 ‘포대가 작으면 큰 것을 담지 못하고,짧
은 두레박줄로는 깊은 우물을 긷지 못한다’하였고,‘올빼미는 밤
엔 이도 움켜잡고 가을날 새털 끝도 살피지만,낮에 나오면 눈을
부릅떠도 언덕과 산도 보지 못한다’고 하였던 것이니,이는 분수
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옛날 원정 남당(遠靜南堂)스님은 동산(東山)스님의 도를 전수하
여 심오하게 깨달았다고 매우 알려졌었다.그러나 세상에 나와 주
지하는 일에 있어서는 가는 곳마다 떨치지 못하였다.
스승 원오스님께서 촉(蜀)지방으로 돌아가시면서 각범(覺範)스
*할당 혜원(瞎堂慧遠):임제종 양기파.소각사(昭覺寺)의 원오 극근스님의 법
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