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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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 혜원스님 239
님과 함께 원정 남당스님을 대수(大隨)에서 방문하였는데,그가 경
솔하고 덜렁거려서 모든 일이 해이하여 폐지된 것을 보면서도 원
오스님께서는 한마디도 묻지 않으셨다.
되돌아오는 길에 각범(覺範)스님이 말하였다.
‘원정스님과 스님께서는 함께 참구했던 도반이었는데도 한마디
도 깨우쳐 주지 않았던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선사께서는 말씀하셨다.
‘세상에 응하여 대중에 임하는 요점은 법령을 우선하는 데 있
다.법령이 행해지는 것은 그의 지혜와 능력에 있고,지능이 있고
없는 것은 그의 본래 분수인데 가르친다 해서 되겠는가.’
그러자 각범스님은 알았다는 듯이 턱을 끄덕이며 수긍하였다.”
호구기문(虎丘記聞)
2.
도를 배우는 인재라면 요컨대 우선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
그런 뒤에 자기를 바르게 하고 상대도 바로잡을 수 있다.그 마음
이 바르고 나면 만물이 안정되니 마음이 다스려졌는데도 몸가짐
이 흐트러졌다는 자는 이제껏 보지 못하였다.
불조의 가르침은 안으로부터 밖으로 미치며 가까운 곳에서 먼
데로 이른다.
성색(聲色)이 밖에서 현혹하면 사지가 병들고,허망한 감정이
안에서 발동하면 마음속에 병이 든다.마음이 바른데도 사물을 다
스리지 못하거나,몸가짐이 올바른데도 다른 사람 교화하지 못하
는 것을 보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