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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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문준스님 77



            았으나 늙은 납자 몇 명이 이 도리를 참구하고 있었다.그런데 대
            위산(大潙山)으로부터 여기에 와서는 대중이 9백 명을 밑돌지 않

            았으나 대여섯 사람도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이로써 사람을 얻는 것이 많은 숫자와는 무관하다는 사

            실을 알게 되었다.                                        실록(實錄)


                 6.
               상대방의 실천에 관한 문제는 한 번 대답하고 따져 묻는 정도

            로는 다 알지 못한다.입으로는 날카롭게 변론하는 자라도 실제
            일 처리는 미덥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으며,말솜씨가 없는 자

            도 더러 이치는 밝을 수 있다.그러므로 비록 언사는 궁하다 하나
            아마도 그 이치는 궁하지 않을 것이며,입은 굴복시켰다 해도 그
            마음은 굴복시키지 못할 것이다.사람을 알아보기 어려운 문제는

            성인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겼다.
               하물며 요즘 납자들은 저 잘난 줄만 알 뿐 대중의 마음을 아는
            데는 힘쓰지 않으며 보고 듣는다는 것이 그저 남의 틈이나 허물

            을 엿보는 경우가 많다.그들은 대중의 바람을 저버리고 어기면서
            서로가 속임수를 더할 뿐이다.그리하여 불조(佛祖)의 도를 더욱
            얄팍하게 하여 거의 구제할 도리가 없게 하였다.

                                                      답노직서(答魯直書)


                 7.

               담당스님이 묘희(妙喜)스님에게 말하였다.
               “상법(像法)․말법(末法)시대에는 밖으로 사물을 따라가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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