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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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선림보훈 상
하나로 돌아간다면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萬法歸一 一歸
何處]”라고 묻자,조주스님은 “내가 청주(靑州)에 있을 때 삼베로
옷을 지었는데 무게가 일곱 근이었지”라고 대답했던 것이다.옛사
람이 방편[權道]에 통달하지 못했더라면 이처럼 응수할 수 있었겠
는가?
성인이 말씀하시길,‘그윽한 골짜기는 사심이 없어 마침내 메
아리를 이루고,커다란 종은 종틀에 매여 있기 때문에 치는 대로
소리가 난다’라고 하였다.그러므로 걸림이 없는 상근기(上根機)라
면 상도(常道)로 되돌아가 계합할 때,하나만 고집하느라 변화에
응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이상로서(與李商老書)
4.
배우는 사람은 모름지기 스승이 될 만한 사람으로 도반 삼아
야 한다.언제든지 깊이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일마다 본받을 만
하여 나에게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혹 지식이 나보다 약간 나
은 경우도 사귈 만하나,부족한 점을 경책해야 하고 만일 나와 비
슷한 경우라면 없느니만 못하다. 보봉실록(寶峯實錄)
5.
조사 문중이 말운(末運)을 만나니,시끄럽게 들뜨지 않는 정도
의 수행자도 진실로 만나기 어렵다.옛날에 진여(眞如:?~1095)
스님이 지해사(智海寺)에 머무르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상강(湘江)의 서쪽 도오사(道吾寺)에 있을 때,대중은 많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