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선림고경총서 - 06 - 선림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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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문준스님 79
기가 되지 않을뿐더러 당시 사람들이 치켜올리거나 깎아 내리지
못하게 된다. 보봉기문(寶峯記聞)
9.
나는 옛날 영원(靈源)스님과 함께 장강사(章江寺)에서 회당스님
을 모시고 있었는데,영원스님이 하루는 두 스님과 함께 성(城)에
들어갔다가 늦게야 돌아왔다.회당스님이 “오늘 어디엘 갔었는
고?”하고 묻자 영원스님이 말하였다.
“마침 대영사(大寧寺)에 갔다 오는 길입니다.”
그때 사심(死心:1044~1115)스님이 곁에 있다가 엄하게 따졌
다.
“참선하여 생사를 해탈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말이 솔직해
야 합니다.청형(淸兄)께서는 어떻게 거짓을 말할 수 있습니까?”
영원스님은 얼굴을 붉히며 감히 대꾸를 못 하였고 그 뒤부터
는 성안에 들어가지도 않았으며,허망한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나는 영원스님과 사심스님 모두가 훌륭한 그릇임을 이 사건으로
알게 되었다. 일섭기(日涉記)
10.
영원스님은 경사(經史)읽기를 좋아하여 밥 먹고 쉬는 사이에
도 잠시도 쉬지 않았으며,책을 외어야 읽기를 그만두었다.회당
스님이 그 일을 꾸짖자 영원스님이 말하였다.
“많은 노력을 하는 사람은 거두는 공도 크다는 말을 들었습니
다.그러므로 태사(太史)황노직(黃魯直)도 말하기를,‘청형(淸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