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선림고경총서 - 07 - 임간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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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간록 상 157



               나는 일찍이 이 말들을 서너 차례 반복해 읽은 후 불조의 가르

            침이 이토록 넓고 평범하며 명백하고 간결한 데에 대하여 감탄해
            마지않았다.그러나 한편 이를 참으로 알고 믿는 자가 많지 않음은
            무엇 때문일까?

               청량 징관(淸涼澄觀:738~839)스님은 말하였다.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근면과 용기와 생각과 지각으로 수행
            하는 태도를 나타내야 한다.세상살이를 탐착하는 예로부터의 악습

            을 버린다는 것은 세간의 자애로운 부친과 효자가 이별하는 것보다
            도 더욱 어려운 것이니 반드시 정진하여야만 비로소 버릴 수 있다.
            근면[勤]하면 채찍질하고 격려하는 데 부지런하며,용맹[勇]하면 그

            침이 없고,생각[念]하면 명백히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알면[知]후
            회 없이 결단할 수 있다.”
               나는 청량스님의 훈계를 지키고 영명스님의 종지를 따라 여러

            도반들과 함께 원각 도량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93.명교스님의 저술들/명교 설숭(明敎契嵩)스님



               명교 설숭(明敎契嵩)스님이 처음 동산(洞山)에서 나와 강산(康山)
            지방을 행각하다가 개선사(開先寺)에 머무를 때,그곳 주지가 스님

            을 학문과 글에 뛰어난 훌륭한 젊은이라 하여 서기(書記)를 맡기자
            스님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내 어찌 스님을 위하여 한 잔의 강행탕(薑杏湯)이 될 수 있겠습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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