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9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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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89




               12.설봉 진각(雪峯眞覺)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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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의존(義存)이며,천주 증씨(泉州曾氏)자손이다.
            오령(五嶺)을 나와 맨 처음 염관 제안(鹽官齊安)스님을 뵈었고,그
            후 세 차례나 투자 대동(投子大同)스님께 갔으며 아홉 차례나 동

            산스님을 찾아뵈었으나 기연이 맞지 않았다.그 뒤 덕산스님을 찾
            아뵙고 마침내 말끝에 깨쳤다.



               스님이 동산스님을 하직하니 동산스님이 물었다.
               “어디로 가려는가?”

               “ 오령으로 돌아가렵니다.”
               “ 이곳에 올 때는 어느 길로 왔는가?”

               “ 비원령(飛猿嶺)을 넘어왔습니다.”
               “ 지금은 어느 길로 가려는가?”
               “ 비원령으로 넘어가렵니다.”
               “ 여기 비원령으로 넘어가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그대는 아는

            가?”
               “ 모르겠습니다.”

               “ 왜 모르느냐?”
               “ 그는 얼굴이 없습니다.”
               “ 모른다고 하면서 어떻게 그가 얼굴이 없는 줄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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