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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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오가정종찬 하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스님의 권속입니까?”
               “ 흰 머리카락이 머리에 가득한데 이마 위에는 한 떨기 꽃을 꽂

            았다.”


               스님은 언젠가 세 가지 빠져들어 감[三種墮]을 말하였다.첫째
            는 털 쓰고 뿔 돋는 축생이 되는 것[披毛戴角]이며,둘째는 소리

            와 모양을 끊지 못함[不斷聲色]이며,셋째는 밥을 받지 않음[不受
            食]이다.이때 거친 베옷을 입은 스님이 물었다.

               “털을 쓰고 뿔이 돋음은 무엇에 빠져드는 것입니까?”
               “ 부류에 빠져드는 것[類墮]이다.”
               “ 소리와 모양을 끊지 못함은 무엇에 빠져드는 것입니까?”

               “ 딸려감에 빠져드는 것[隨墮]이다.”
               “ 밥을 받지 않음은 무엇에 빠져드는 것입니까?”

               “ 존귀에 빠져드는 것[尊貴墮]이다.”


               찬하노라.



                 보배거울은 빛이 차가운데
                 해골에는 눈알이 살아 있네.
                 연이어 문과 담장을 열어제쳐

                 종문의 강령을 손아귀에 넣었구나.
                 존귀함에 몸이 빠져들어 가니
                 오색 봉황이 백옥나무 꽃을 물어 오고
                 법도를 삼엄하게 세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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