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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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법안종 213

            톨도 머무르려 두지 않으며,기암절벽 만 길 벼랑에는 발을 붙이

            고 설 곳이 없다.자,그대들은 어디다가 발걸음을 옮기겠느냐?”



               한 스님이 물었다.
               “설두산의 길은 어떻게 밟아 나가야 합니까?”
               “ 걸음마다 서릿발이 맺혀 있고 말마다 밑바닥까지 얼어붙는
            다.”

               이어 게송을 지었다.


                 외로운 원숭이 우는 소리 산 중턱 달빛에 떨어지고
                 길손의 읊조리는 시구,깊은 밤 등잔불에 가냘프다
                 이런 경개 이런 때를 그 누가 알아주리

                 흰구름 깊은 곳에 좌선하는 스님이여.
                 孤猿叫落中巖月 野客吟殘半夜燈
                 此景此時誰得意 白雲深處坐禪僧


               건륭 원년(建隆元年:960)에 충의왕(忠懿王)이 영은사(靈隱寺)에
            주지로 맞이하여 영은사 첫 주지가 되었으며,그 이듬해 다시 영

            명사(永明寺:뒤에 淨慈寺로 개칭)로 청하니 영명사 두 번째 주지
            가 되었다.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영명사의 종지입니까?”

               “ 향로에 다시 향을 넣어라.”
               “ 스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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