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10 - 오가정종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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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오가정종찬 하



               3.영명 지각(永明智覺)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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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연수(延壽)이며,덕소국사의 제자로 여항 왕씨

            (餘杭王氏)자손이다.어려서부터 불법을 공경할 줄 알았는데 20세
            가 넘어서는 마늘과 술을 가까이하지 않았고 하루 한 끼 먹었다.
             법화경 을 한 번에 일곱 줄씩 읽어 내리니 양떼들이 감복하여
            꿇어앉아 들었다고 한다.

               28 세에 화정진(華亭鎭)의 장수가 되었는데 취암 영참(翠巖令參)
            스님을 용책산(龍冊山)에 옮겨 머무르게 하니 그의 깊은 가르침이

            세상에 크게 퍼졌다.스님도 마침내 출가하기로 결심하고 조정에
            청하니 문목왕(文穆王)이 그의 뜻을 허락하였다.그리하여 취암 영
            참스님을 찾아뵙고 제자가 되어 일을 맡아보며 대중을 공양하였

            는데 몸에는 오직 한 벌의 무명 승복만을 걸쳤을 뿐이었다.
               뒤에 천태산 천주봉(天柱峰)에 머무르며 90일 동안 선정(禪定)

            을 익혔는데 새들이 그의 옷섶에다 둥지를 틀고 살았다.그 후 덕
            소국사를 찾아가자 국사는 첫눈에 큰그릇임을 알고 현묘한 종지
            를 은밀히 전수하고 나서 스님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원수(元帥)와 인연이 있어 뒷날 큰 불사를 일으킬 것

            이다.그러나 내 미처 그것을 보지 못할 것이 아쉬운 일이다.”



               처음 설두산(雪竇山)에 머무르게 되었을 때 상당하여 말하였다.
               “여기 설두산은 가파른 천 길 폭포에 실오라기 하나 좁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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