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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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마조록․백장록


            롭고 드나듦에 어려움이 없다.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지위와 우열을 논할 것이 없으며 개미

            몸을 받아서까지도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모두 불가사의한 정토
            일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이는 속박을 풀어 주는 말일 뿐이니 저들 스스로

            에게 부스럼이 없다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부
            처다 보살이다 하는 것도 부스럼이니,있다 없다는 식으로 법을

            설명했다 하면 모조리 긁어 부스럼이 되는 것이다.일체법은 모
            두 유․무(有無)에 포함되는데,10지보살(十地菩薩)은 탁류(濁流)가
            되고,일체중생(一切衆生)은 청류(淸流)가 된다.맑은 모습은 곱게

            설명하지만 그것은 흐린 쪽의 허물만 말하는 것이 된다.
               지난날 10대 제자(十大弟子)사리불(舍利弗)․부루나(富樓那)와

            바른 믿음을 가진 아난(阿難)․삿된 믿음을 가진 선성(善星)등은
            저마다 본보기나 법칙이 있었는데,모두들 부처님에게 설파당했
            던 것이다.그들은 팔만 겁을 선정에 머무르는 사선팔정(四禪八

            定)의 아라한은 아니었으나 행할 바를 의지하고 집착하여 정법(淨
            法)이라는 술에 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성문인(聲聞人)이 불법을 들으면 위없는 도를 행할

            마음을 내지 못하고 그래서 선근(善根)을 끊은 불성 없는 사람이
            라 하는 것이며,경전[敎]에서는 이를 “해탈이라는 깊은 구덩이는

            두려워할 만한 곳이다”라고 하였다.
               한 생각 마음이 물러나 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쏜살같다.그러
            나 일방적으로 물러난다고만 할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일방적으

            로 물러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다.문수․관음․세지 등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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