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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四家語錄 103
다원(須陀洹)지위로 되돌아와 같은 부류가 되어 이끌어 주는 경
우를 물러났다 할 수는 없으니,그런 상황을 수다원이라 부를 뿐
이다.
비추어 깨달아[鑑覺]유․무 모든 법에 매이지 않고 3구(三句)
와 맞고 안 맞는 모든 경계를 꿰뚫으면 백천만 억의 부처님이 세
간에 출현하였다는 소문을 듣는다 해도 듣지 못한 듯하고,그 듣
지 않는다는 것에 머무르지도 않으며 머무르지 않는다는 생각도
없다.이런 사람을 두고 물러났다 할 수 없으며 어떤 테두리로도
매어 둘 수 없는데 이를 “부처님은 늘 세간에 계시면서도 세간법
에 물들지 않는다”고 한다.그러니 부처님이 법륜(法輪)을 굴리느
라 물러난다고 해도 불․법․승(佛法僧)을 비방하는 것이며,부처
님이 법륜을 굴리지 않아 물러나지 않는다고 해도 역시 불․법․
승을 비방하는 것이다.
조법사(肇法師)가 말씀하시기를,“보리의 도는 재볼 수 없으니
위없이 높고 끝없이 드넓으며 끝없이 깊숙하여 헤아릴 수 없다.
그러니 말을 하면 살받이가 되어 화살을 부르는 꼴이다”라고 하
였다.
비추어 깨닫는다[鑑覺]할 때,그것은 더러움에 대한 깨끗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비추어 깨닫는 것이 비추어 깨닫는 것 바깥
에 따로 있다고 한다면 전적으로 마군의 말이 된다.여기서 말하
는 비추어 깨닫는다는 것을 붙들고 머무른다면 그것은 마군의 말
과 같으며,자연외도(自然外道)의 말이라고도 한다.여기서 말하는
비추어 깨닫는다는 것이 자기 부처라 해도 그것은 짧은 말이며
헤아리는 말이니 여우 울음소리와도 같아서 오히려 끈끈하게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