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선림고경총서 - 11 - 마조록.백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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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록/祖堂集 171
16.
스님께서 법어를 내렸다.
“목구멍도 입술도 다물고서 속히 일러보라.”
어떤 사람이 나서서 말했다.
“저는 말할 수 없습니다.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자 스님께서 말했다.
“내가 그대에게 말하기는 사양치 않겠으나 뒷날 내 자손들을
속일 것이다.”
이 말씀에 운암스님이 대답했다.
“스님,지금도(스님의 자손이)있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 소리쳤다.
“우리 자손들을 망쳤도다.”
17.
스님께서 또 이렇게 법어를 내렸다.
“견(見)의 강물이 코끼리도 떠내려가게 할 수 있다.”
그러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보셨습니까?”
“ 보았다.”
“ 보신 뒤엔 어떠셨습니까?”
“ 견(見)과 견(見)이 둘이 아니니라.”
“ 이미 말씀하시기를,‘견(見)과 견(見)이 둘이 아니니라’하셨는
데 견으로써 견을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만일 견을 다시 본다